E22 삼장법사의 회상
2막. 갈라진 길: 불타는 아스람
계영선사와 마주 앉은 삼장법사. 옛 기억을 돌아보며 대련 대회를 준비한다.
무대
등장인물
- 계영선사
- 삼장
- 비구니
대사 80마디
- 계영선사: 어서 오세요, 법사.
- 계영선사: 낮잠을 주무시고 계셨다구요? 호호호.
- 삼장: 꿈을 꿨어요…….
- 삼장: 마을이 불타는 꿈이었어요. 아비규환(阿鼻叫喚) 속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…….
- 계영선사: 어머, 그런…….
- 계영선사: 그 꿈과 같은 마을의 모습, 저도 봤어요.
- 삼장: 어머!!!
- 계영선사: 저도 좌선을 하고 있다가 마을이 불타는 모습을 봤어요.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었죠.
- 삼장: 음……. 무슨 일일까요?
- 계영선사: 뭔가 심상치 않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요.
- 계영선사: 여기에서 가장 가까운 명기성에서 흘러나오는 소문도 좋지 않은 것들 뿐이고…….
- 계영선사: 출가인이 속세에 신경을 쓰는 것은 그리 좋은 것은 아니지만…….
- 삼장: 그건 속세가 평안할 때의 얘기지요.
- 계영선사: 그렇겠죠…….
- 계영선사: 그건 그렇고, 법사!!
- 계영선사: 내일이 대련 대회인데, 준비는 잘 되셨는지…….
- 삼장: 호호호. 물론이죠. 100년만에 한번씩 열리는 대련 대회니까, 이번에 참가하질 못하면 다음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할지도 모르는데요.
- 계영선사: 그런데…….
- 삼장: 예.
- 계영선사: 사실 외부인은 저희 바라사의 대련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것이 규칙이라 …….
- 삼장: 예에?!!
- 삼장: 역시!
- 계영선사: ???
- 삼장: 그런 말을 듣긴 했죠.
- 계영선사: 아…, 들으셨군요….
- 삼장: 하지만, 선사께서 소승을 외부인이라고 생각하실 줄은 몰랐어요.
- 삼장: 소승이 이 바라사에 들어온 지도 햇수로 15년이 되는군요. 전 그동안 한번도 제가 바라사의 중이 아니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.
- 계영선사: ……. 그게…… 벌써 15년이나 되었나요…….
- 삼장: 계시오?
- 삼장: 아무도 없소이까?
- 비구니: 예.
- 삼장: 여기 계영선사라는 분이 계시오이까?
- 비구니: 우리 주지스님입니다만, 어디서 오신 누구세요?
- 삼장: 난 삼장이라는 중이올시다.
- 삼장: 그 계영선사라는 분과 권법을 겨뤄보고 싶어 왔소이다.
- 삼장: 하하하, 놀라시긴! 빨리 주지 스님을 불러 주시오!
- 비구니: 저희 주지 스님께서는 누구와도 대련을 하지 않으세요!
- 비구니: 게다가 여기는 비구니들만 있는 절이에요. 여기에 비구가 들어올 수는 없어요!
- 삼장: 그런 게 무슨 상관이 있소! 난 여기 싸워서 이기기 위해 왔을 뿐! 그전에는 절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오!!
- 계영선사: 빈승과 꼭 대결을 하셔야겠다구요?
- 삼장: 물론이오! 소승은 선사께서 지상 최강의 권법가라는 말을 들었소이다. 좋은 가르침 주시길 바라오.
- 계영선사: 법명이 삼장이라 하셨습니까?
- 삼장: 그렇소. 소승을 아시오?
- 계영선사: 동주의 삼장법사를 모르면 권법가라 할 수 없지요.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.
- 삼장: 놀리지 마시오!
- 삼장: 소승이 절에서 나온지 아직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명성은 무슨 명성이오!
- 계영선사: 빈승은 법사께서 가라사에서 나오시기 전부터 법사를 알고 있었지요.
- 삼장: 어, 어떻게…….
- 계영선사: 호호. 그건 나중에 아시게 될 겁니다.
- 계영선사: 자, 그럼 시작하시죠.
- 비구니: 어머, 오빠!!
- 비구니: 어머, 나 어떡해!
- 비구니: 아이, 몰라 정말……!
- 계영선사: 봉황풍수!!
- 삼장: 우악!!!
- 계영선사: 호호호호호호!
- 계영선사: 어머, 실수!!
- 삼장: 크윽!
- 계영선사: 그래도 그때 법사는 참 씩씩했는데…….
- 삼장: 씩씩했다구요?
- 삼장: 호호호.
- 삼장: 세상 넓은 줄 모르던 땡중이었겠죠.
- 삼장: 소승은 선사께서 내시던 승리의 웃음소리를 들으면서 진정한 권법가가 되기 위해선 여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지요.
- 삼장: 그때 제 머리에 떠오른 건 전설로 전해 내려오는, 규화보전이었어요. 권법의 진정한 달인이 되기 위해서는 남성을 버려야 한다고 써 있었다죠?
- 계영선사: ………….
- 삼장: 선사께서 제자로 거두어 달라는 제 말을 거절하시면서 비구는 절대 제자로 삼지 않는다고 하셨을 때, 전 비구니가 되기로 결심했어요! 비구니가 되어 선사님보다 더 뛰어난 권법가가 되겠다고 결심했지요!
- 계영선사: 누누히 드리는 말씀이지만, 권법을 잘하고 못하고는 성별하고는 관계가 없어요.
- 삼장: 아니에요. 저는 그렇게 확신하고 있어요!!
- 계영선사: 휴∼ 그때 웃지 말았어야 하는데, 승리의 기쁨에 취해서 그만…….
- 삼장: 어쨌건 저는 바라사의 중이지 절대 외부인은 아니에요. 그걸 알아 주셨으면 좋겠군요.
- 계영선사: ………….
- 삼장: 스님…!!
- 계영선사: …… 좋습니다.
- 삼장: ??!
- 계영선사: 이번에 법사님은 스페셜 게스트로 대련 대회에 참가하도록 하세요.
- 삼장: 스, 스페셜 게스트?!
- 계영선사: 대련 대회의 결과에 따라 법사님을 공식 바라사의 일원으로 받아들일지를 결정하겠어요.
- 삼장: 감사해요, 선사님! 호호호!!
- 계영선사: 그럼 돌아가서 쉬시지요…….
- 삼장: 예…….